0번째 생각
이 색상의 이름은 Tomato이다. Hex 코드로는
#FF6347이다. 간혹 색상의
이름에는 과일이나 채소의 이름이 붙는 경우가 있다. (오렌지색, 밤색과
같이.) 이 색상은 어떻게 토마토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당연하게도
토마토의 색상과 비슷해서일 것이다. 그럼 실제 토마토의 빛깔과 완전히
일치하는가? 하지만 이 물음에 우리는 쉽게 긍정의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
우리의 현실 세계는 2D 평면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의 색깔을
단순히 하나의 값으로 표현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 일기장은 우연히 Tomato라는 이름의 색상을 마주하고 시작되었다.
토마토와 얽힌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들을 모아보려 한다. 다른 시간,
다른 장소, 다른 이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토마토를 중심으로 엮어본다. 전혀
다른 선상에 존재했던 이야기들이 한 가지를 매개로 모인다.
1번째 생각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어렸을 적 유치원에서 과일과 채소의 개념에 대해 배웠다. 나무에서 자라
열매를 맺는 것은 과일, 땅에서 줄기로 자라는 것은 채소. 그렇다면
토마토는 채소인가? 좋아하는 과일을 물을 때 토마토를 대답하는 이도
있다. (비슷한 사례로 수박과 참외도 그러하다.) 반대로 어떻게 토마토가
과일이냐고 묻는 이도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왜 수박과 참외는 토마토보다 순순히 과일로 받아들여지는가? 토마토를
좋아하는 이로써 정말 모르겠다.)
미연방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법적으로는 채소’라고 한다.
채소이자 과일인 존재. 과일이자 채소인 존재... 어쩌면 이 토마토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2번째 생각
붉은 계열의 색상을 가진 과일들은 정말 많다. 토마토 외에도 딸기, 체리,
라즈베리, 사과, 감 등. 2024년 공유작업실 OOEO에서 연말 아트마켓 행사
‘감잔치하자’
가 열렸다. 감잔치하자의 굿즈인 감 뱃지를 가방에 달고
다녔더니 주변에서 ‘토마토 좋아해서 토마토 뱃지 달고 다니는거야?’라고
물어본다. 그때마다 열심히 감이라고 설명한다. 토마토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이건 감입니다...
토마토의 우리말 이름은 ‘일년감’이라고 한다. 일년을 사는 감이란 뜻이다. 어쩌면 토마토와 감은 연결되어 있을지도...
3번째 생각
토마토가 먹고 싶을 때 가는 망원의 카페 2가지가 있다. 근데 항상 사람이
많아서 자주 가진 못한다.
망원의 작은 골목길 한편에는 모을이라는 카페가 있다. 이곳은 과일을 파는 카페로 유명하다. 마카롱, 케이크, 빵과 같은 디저트가 아니라 제철 과일을 다듬어 내놓는다. 토마토 꿀절임부터 바나나 설탕절임, 과일 플레이터 등의 메뉴가 있다. 여름에 여름 향기와 함께 독서하기 좋은 곳이다. 다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리 휴무일과 영업 시간을 확인하고 가길 바란다. 그리고 손님이 많을 경우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3번 정도 웨이팅이 있어 포기하고 4번째 방문만에 입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층을 늘려 확장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망원 시장의 갈림길에서 하나의 골목길로 빠지면 포트레이트 커피바라는 카페가 있다. 이곳에는 토마토 바질 에이드가 있다. 레몬 향이 나는 에이드에 토마토 소르베를 올려준다. 소르베가 맛있어서 집에 소르베만 쟁여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4번째 생각
2024년 겨울 이탈리아 여행에서 카프레제를 먹었다. 카프레제란 슬라이스한 토마토 위에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간 이탈리아의 샐러드다. 기호에 따라 발사믹 소스와 올리브 오일을 곁들여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소스를 적게 뿌리는 것이 토마토의 맛이 잘 느껴져서 좋다.
5번째 생각
계속...